12·3 불법계엄 1년을 앞둔 지난 11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민주주의 수호의 상징이 된 응원봉이 불을 밝히고 있다. 한수빈 기자
윤석열 탄핵, 김건희 구속, 3대 특검 수사
4월4일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로 ‘대통령 윤석열 파면’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이 불법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만,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111일 만이었다. 두 달 뒤 대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6일 만에 1호 법안으로 내란·김건희·채 상병 3대 특검법을 공포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 개시 41일 만인 8월12일
릴짱 도이치모터스·명태균·‘건진법사’ 관련 혐의를 묶어 김 여사를 구속했다. 3대 특검 활동은 올해로 모두 끝났다. 통일교·2차 종합특검 법안의 국회 통과가 유력해 특검 수사 국면은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AI 열풍과 반도체 특수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AI 3강
야마토게임방법 도약에 나섰다. 중국의 ‘가성비’ AI 모델 딥시크와 구글 텐서처리장치(TPU)의 부상은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있음을 시사했다. AI 인프라 구축 경쟁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호황기를 맞았다. 10월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깐부 회동’은 글로벌 AI 협력의 상징적
야마토게임 장면이었다. 엔비디아가 공급을 약속한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토대로 한국은 로봇 등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6·3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후보는 역대 대선 후보 중 가장 많은 1728
바다이야기고래 만여표를 획득해 49.42% 득표율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15%)를 꺾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즉시 취임한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고 밝혔다. 통합과 실용을 국정 최우선 가치에 둔 이재명 정부는 12·3 불법계엄
바다신2게임 잔재 청산과 민생경제 회복, 정상외교 복원을 내세웠다.
역대 최악 산불과 가뭄, 기후재난
기후재난은 더 강력하고, 빈번해졌다. 3월 경북 의성 등 영남권에서 동시다발적 산불이 발생해 31명이 숨지고 10만㏊ 넘는 땅이 잿더미가 됐다. 1665마리의 반려동물도 목숨을 잃었다. 봄철 이례적인 고온과 건조한 날씨, 강풍이 산불을 키웠다. 여름철 서쪽 지역은 극한 호우, 동쪽 지역은 극한 가뭄에 시달렸다. 경남 산청, 충남 서산, 전남 무안, 인천 옹진 등에 시간당 100㎜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영동 지방에는 장마 기간에도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이 발생했다. 강원 강릉에서 수도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제한급수가 시행되고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됐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8월 미국 워싱턴과 10월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관세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25%에서 15%로 관세율을 낮추는 대신, 한국은 연간 200억달러를 한도로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미국과 체결했다. 안보 분야에서 한국은 국방비 지출을 GDP 대비 3.5%로 증액하고 2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군사장비를 구매하는 대신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받았고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확보했다. 한·미는 11월14일 발표한 공동 설명자료를 통해 이를 명문화했다.
서부지법 폭동과 극우의 부상
1월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격분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에 난입해 건물과 집기를 부수고 이를 막는 경찰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정치적으로 편항된 극우 세력이 계기만 있으면 언제라도 폭도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검찰은 서부지법 난동 사태와 관련해 63명을 기소했다. 법정에서 이들에 대한 무거운 선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극우 세력의 발호는 잦아들지 않는다. 이들은 여전히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음모론을 바탕으로 한 혐오를 한국 사회에 퍼뜨리고 있다.
SKT부터 쿠팡까지, 잇단 해킹 사태
‘해킹의 해’라고 할 만큼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가 1년 내내 이어졌다. 4월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예스24, 롯데카드, KT, 쿠팡에 이르기까지 공격은 통신·유통·금융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IT 강국’임을 자랑하면서 정작 정보 보호 분야 투자엔 인색하게 군 결과다. 정보 유출은 기업의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 SK텔레콤은 역대 최대 규모인 과징금 1340억원을 부과받았다. 유출 규모 3370만명으로 사실상 대한민국 전체 성인의 정보를 탈취당한 쿠팡의 과징금은 1조원대에 달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 등에서 해킹 시도 흔적이 발견되는 등 정부도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캄보디아 사기 사건
취업·고수익을 미끼로 한국인을 캄보디아 등으로 유인한 뒤 감금·폭행·강제노동을 일삼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체가 드러났다. 범죄에 가담한 이들은 현지 도착 후 여권을 압수당하고 외부와 차단된 채 감금 상태에 놓였고 범죄에 동원됐다. 가담자 상당수는 20~30대 무직자였다. 국내로 송환돼 법정에 선 이들은 범행에 강제로 동원됐다고 진술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의 가담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잇따랐다. 정부는 사건이 공론화된 뒤에야 범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섰고, 일부 가담자를 국내로 송환하는 한편 조직원 검거와 범죄 수익 추적에 착수했다.
코스피 4000 시대
코스피 지수가 10월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4월 2300선 밑으로 떨어졌던 코스피가 반년 만에 1700포인트 넘게 오르며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상법 개정 등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인공지능(AI)발 반도체 경기 호황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유동성 확대와 더불어 ‘3저(저유가·저금리·저달러) 호황’이 재현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코스피의 강세 요인이었다. 다만 대기업이 포진한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양극화가 심화됐고, 주식시장과 실물경제 간 괴리가 컸다는 점은 한계로 남았다.
케데헌, 로제…K콘텐츠 열풍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APT.)’를 통해 ‘K콘텐츠’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6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케데헌>은 누적 시청 수 3억회를 돌파하며 K팝은 물론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까지 확산시켰다. 이 영향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은 연간 관람객 600만명을 넘기며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수 4위에 올랐다. 로제의 싱글 ‘아파트’도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로제는 미국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올해의 노래’ 수상에 이어 제68회 그래미상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다.
정대연·정환보·최민지·김경민·노도현·오경민 ·전현진·강정의·노정연 기자 ho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