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모(가운데) 목사가 최근 서울 강서구 까치산로 강서대 인근 한 카페에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샌드위치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코너스톤교회 제공
네팔 출신 유학생 두 명이 최근 서울 강서구 강서대학교 인근 한 카페를 찾았다. 남성모(46·사진) 코너스톤교회 목사가 인도한 소그룹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공강 시간 잠시 짬을 냈다. 힌두교 문화권에서 자랐지만, 이제 막 복음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두 학생은 성경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질문을 이어갔다.
“사탄은 누가 만들었나요.” “크리스천이 힌두교 의식인 티카를 해도 되나요.
바다이야기다운로드 ” 티카는 티라카(Tilaka)의 약칭으로 이마에 찍는 붉은 점이나 표식을 말한다. 힌두교에선 불행을 막아준다고 믿는다. 남 목사는 창세기 이야기를 들려주며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 회복이라는 복음의 핵심을 차분히 풀어냈다. 두 학생은 “복음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이번 주일 교회 예배에 한 번 참석해보겠다”고 말한 뒤 수업 참석을 위해 다시 학교로 발걸음을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옮겼다.
이들을 배웅한 뒤 남 목사는 “학교 채플 때 복음 메시지를 강하게 전하는 만큼 평소엔 학생들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며 “이제는 예전처럼 ‘그래서 우리 교회로 올 거야’라고 묻는 식의 접근 방식은 한계가 있고 요즘 세대의 사고방식과도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너스톤교회는 다양한 세대의 한국
야마토게임장 인들과 외국인 성도 20여명이 함께하는 작은 공동체다. 그러나 남 목사의 사역 반경은 결코 작지 않다. 지역 내 30·40세대에 집중하는 한편 강서대 교목실과 협력하며 이 학교 외국인 학생들의 신앙 성장을 돕고 있다. 강서대엔 네팔과 인도 등에서 온 750여명의 외국인이 유학하고 있다. 남 목사는 이날 캠퍼스 곳곳을 누비며 만나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근황을
백경게임 묻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남 목사는 2006년 인도 첸나이에서 선교사로 사역하며 부르심을 확신했다. “기도하던 중 불가촉천민이 사는 마을을 보여주셨어요. 그 영혼들을 위해 살라는 하나님의 마음이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이후 중국과 서울 한양대, 신촌 대학가 등지에서 청년 사역
알라딘게임 을 이어왔다. 2017년 홍대 일대에서 7명의 또래 목회자들과 연합해 ‘새로운 교회 공동체’란 의미의 네오(NEO)를 꾸리며 청년 사역 모델을 실험하기도 했다. 그는 “홍대와 신촌은 청년 사역의 격전지”라며 “술과 마약 등에 빠진 청년들 곁으로 최대한 가까이 가 복음으로 회복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 목사는 복음의 능력을 강하게 신뢰한다. “요즘 시대 복음은 마치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 먼지가 쌓인 무기와 같습니다. 선교와 전도의 현장, 십자가의 자리로 다시 나아가 비로소 복음이 살아 움직이게 해야 합니다.” 실제로 상처 많던 교회 청년이 공동체 안에서 회복돼 복음의 불모지라 불리는 해외 T국에 교회를 개척하게 된 열매를 접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남 목사 사역에 큰 전환점이었다. 온 가족이 감염돼 사역을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가진 후 그는 “다시 캠퍼스로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을 품었다. 지난해 강서대 인근에 무작정 터를 정하고 세탁소 자리를 빌려 1년간 예배를 드렸다. 가진 것은 없었지만, 매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했다고 남 목사는 고백했다. 이후 인근에 예배당을 마련하며 지금의 교회가 세워졌다.
교회 이름 코너스톤(모퉁잇돌)에는 그의 신학적 비전이 담겨 있다. “모퉁잇돌 하나가 바르게 놓이면 건물 전체가 바로 세워지듯 모퉁잇돌이신 예수님과 성도들이 잘 연결돼야 교회가 든든히 세워져 간다고 생각합니다.” 남 목사는 성도들이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교회가 되길 꿈꾼다.
유학생 교인들이 비신자 친구들을 코너스톤교회에 초청해 함께 예배드리는 모습. 코너스톤교회 제공
남 목사는 주중에 캠퍼스를 오가며 사역하고 주일엔 영어예배와 외국인 셀(구역) 모임을 인도한다. 동시에 한인 성도들의 셀 모임을 직접 찾아가며 목양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는 “셀 모임이 사역의 우선순위”라며 “셀 모임은 단순한 소그룹이 아니라 가장 작은 단위의 교회”라고 말했다. 코너스톤교회의 성도들은 7주간 복음을 받아들이고 재정립하는 ‘라이프 클래스’, 별도의 양육과정, 그리고 셀 리더 양성을 위한 ‘데스티니 트레이닝’에도 참여한다. 이를 통해 결혼과 가정, 재정 등에서 성경적 세계관을 확립하게 된다. 남 목사는 “셀 리더들이 저마다 교회 밖으로 흩어져 스스로 목양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민 선교에도 적극적이다. 남 목사는 내년 2월 네팔 기독 학생들이 스스로 신앙수련회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 그는 “각 나라에는 각자의 기독교 문화가 있기에 한국 안에서도 다양한 문화의 기독교가 존중받아야 한다”며 “이미 충분한 능력을 갖춘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남 목사에게 기존 한국교회와 차별된 본인만의 목회 철학이 있는지 물었다. 우문을 전했더니 현답이 돌아왔다. “새롭게 개척하는 교회들은 기존 교회와의 차별화를 강조하며 다른 교회가 되려고 애쓰기 쉬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전 세대의 교회를 존중하고 계승과 혁신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다른’ 교회가 아니라 건강하고 성경적인 ‘다음’ 교회가 되고 싶습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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