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수도 하바나에서 시민들이 과일을 사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봉쇄가 인접국인 쿠바까지 존망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쿠바는 반미(反美) 이념을 공유하는 베네수엘라에서 저가 또는 무상에 가까운 석유를 들여와 경제를 지탱해왔다.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입이 중단될 경우 쿠바 경제가 사실상 붕괴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크리스티 노엠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항에 정박했던 유조선을 미 해안경비
릴박스 대가 나포하는 장면이라고 밝히며 X(엑스)에 공개한 영상. APF 연합뉴스
"원유 공급 급감하면 쿠바 경제 붕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쿠바 경제를 지원해온 건 베네수엘라였다"고 지적했다. 양국은 1999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정
카카오야마토 권 때부터 반미주의 노선을 걸으며 밀착했다. 쿠바는 베네수엘라에 의사와 스포츠 지도자, 첩보원을 제공했고, 베네수엘라는 값싼 원유로 화답했다. 현재 쿠바 에너지 수입의 약 40%를 차지하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이 중단될 경우, 전력 생산은 물론 교통, 생필품 유통 전반이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쿠바 경제는 이미 한계 상황이다. 싱크
바다신2 다운로드 탱크 사회권리감시소에 따르면 쿠바 인구 약 90%가 극심한 빈곤에 처했고, 70%는 최소 하루에 한 끼 이상 굶는 것으로 조사됐다. WSJ는 “쿠바는 이미 장기간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굶주림, 전염병 확산, 인구 유출을 겪고 있다”며 “이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쿠바와 베네수엘라 간 에너지 관계를 연구하는
백경게임 호르헤 피뇽은 WSJ에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이 중단되거나 급감할 경우 쿠바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바는 미국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어 보인다. 쿠바는 러시아와 멕시코로부터도 원유를 수입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최근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유조선에 해적을 보내 뻔뻔하게 화물을 탈취했다”며 “규칙이 없다는 것이 적의 규칙”이라고 맹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사진은 7월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두로 대통령 사진은 지난해 7월 31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각각 촬영됐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은 베네수엘라 압박 지속
미국은 이날 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서 유조선 추가 나포를 시도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또다시 압박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는 “해안경비대는 베네수엘라의 불법적인 제재 회피에 참여한 제재 대상 '암흑 선단(dark fleet·원유 불법 수송 등에 참여한 선박 집단)' 한 척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 명단에 포함된 이 선박의 이름은 ’벨라1(Bella1)'으로, 법원의 압류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앞서 미군은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 ‘스키퍼’를 압류한 데 이어 20일 파나마 국적 유조선 ‘센추리스’를 나포했다. 벨라1을 나포하면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베네수엘라 관련 유조선을 압류하는 것이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상에 대규모 군사력을 배치한 상태며, 해안경비대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재 대상 선박에 대한 추적·차단 활동이 가능하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