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전원의 꿈 일구는 생활정보지 월간 ‘전원생활’ 12월호 기사입니다.
식빵처럼 통통한 엉덩이, 짧지만 앙증맞은 다리는 웰시코기만의 매력이다. 여우를 닮은 얼굴, 쫑긋 솟은 귀, 다정다감한 성격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들이다. 특유의 해맑은 미소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웰시코기, 그와 함께하는 삶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 웰시코기는 소나 양을 몰던 목축견이었다. 고대 켈트인과 함께 지내면서 짧은 다리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가축들을 일정 방향으로 안내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며 귀엽고 독특한 외모, 친
게임몰 근한 성격 덕분에 반려견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웰시코기다. 여왕은 공주였던 시절, 왕이 데려온 웰시코기를 처음 마주하곤 그 매력에 푹 빠졌다. 18번째 생일 선물로 받은 웰시코기 ‘수잔’을 자신의 신혼여행에도 데려갈 만큼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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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른 지금도 웰시코기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2012년부터는 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에서 ‘쏘 칼 코기 비치 데이(So Cal Corgi Beach Day)’라는 웰시코기 축제가 개최된다. 매년 전 세계에서 온 수천 마리의 웰시코기가 모여 해변을 가득 채운다. 이 같은 진풍경은 국내에서 쉽게 만나기 어렵지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만, 짧은 다리로 열심히 산책하는 웰시코기의 모습은 길을 지나며 한 번쯤 봤을 법하다. 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한상훈(37)·김주연(37) 씨 부부의 웰시코기 ‘통통이’ 역시 귀여운 외모와 햇살 같은 미소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유기견에서 사랑받는 반려견이 되기까지
바다이야기합법“저나 아내는 어릴 때부터 늘 개와 함께 자랐어요. 그러다 2016년쯤, 아내의 본가에서 키우던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곁에 당연히 있을 것만 같던 존재가 사라지니 아내가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했죠.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한번 반려견을 맞이할 용기를 내게 됐어요.”
남편 한씨가 말했다. 반려견을
10원야마토게임 들일 방법을 고민하던 부부는 ‘유기견 입양’을 택했다. 유기견 보호소 홈페이지에 업로드되는 개들의 사진을 보는 것조차 마음이 아파 평소에는 게시 글을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부부다. 그러나 유기견 입양을 결심한 이상 찾아봐야만 했다. 용기를 내 온라인 유기견 보호소 게시 글을 둘러보던 어느 날, 강아지 한 마리가 시선을 끌었다. 그게 바로 통통이다.
날씨 좋은 날, 공원에서 한상훈 씨가 통통이와 사이좋게 앉아 있다.
“남편이 어릴 때 본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에 천재견으로 활약하는 웰시코기가 등장했대요. 그때 웰시코기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가족이 될 것 같다는 직감이 든 아이도 웰시코기 종이었던 거예요. 왠지 운명 같았죠.”
부부는 보호소의 입양 절차를 확인한 끝에, 통통이를 가족으로 맞이하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통통이를 데려오기 전에 반려견 서적을 여러 권 읽고, 반려견이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TV 프로그램도 반복 시청했다. 밥그릇과 물그릇, 배변판과 패드, 방석, 장난감 등 필요한 물품도 갖추며 반려견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했다.
2017년 가을, 생후 4~5개월 된 어린 웰시코기 통통이는 한씨 부부의 가족이 됐다. 처음 몇 주는 낯선 환경 탓인지 산책을 거부했다. 평균보다 체형도 마른 편이라 부부는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금세 호전됐다. 한씨가 잠시 일을 쉬고 있었기에 통통이와 오랜 시간을 보내며 사회화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개들의 사회화 가능 시기는 생후 4주부터 12주 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나, 성견이 되어도 후천적 경험과 학습으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니 통통이의 사회화 교육도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부부의 노력 덕분에 통통이의 산책과 배변 활동 등은 안정을 찾았다. 말랐던 몸도 이름처럼 통통해졌다.
통통이와 산책 갈 때마다 챙기는 물통·장난감·간식 등.
시간이 흐른 뒤, 활발했던 통통이는 5세가 넘어가면서부터 성격이 한층 차분해졌다. 어릴 때보다 활동량도 줄었다. 전에는 한번 나가면 2~3시간은 산책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쳤는데 말이다. 또, 사람과 같이 있기를 좋아하지만 혼자 지내는 시간도 더 많아졌다. 부부는 이러한 통통이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일상을 보낸다.
집을 고를 때 반려견 산책 공간이나 유치원 위치를 우선 고려하고, 여유로운 실내생활을 위해 더 큰 집으로 옮겼다. 미끄러짐 방지를 위해 집 바닥에는 러그나 카펫을 깔았다. 최근에는 반려견용 미끄럼 방지 장판을 시공했다. 미끄러운 바닥은 관절에 무리를 줘 슬개골 탈구의 원인이 될 수 있어서다. 부부가 신경 쓰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통통이의 수면 시간, 휴식 시간에는 클래식이나 재즈 음악을 틀어 정서적인 안정을 줘요. 장르나 음량에 따라 다르지만, 음악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박수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2시간 이상 집을 비울 때는 반려견 유치원에 맡겨요. 부득이하게 집에 혼자 있어야 할 때는 홈 카메라로 집 안 상황을 지켜보고, 귀가가 늦으면 불 꺼진 집에 혼자 있을 통통이를 위해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으로 조명을 미리 켜두기도 해요.”
누군가는 유난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부부는 버려진 아픔을 겪은 통통이에게 최선의 삶을 선물하고 싶다.
비만이나 관절 질환에 주의해야
평일에 통통이는 산책하거나 가끔 유치원에 가는 것 외에는 주로 집에 머문다. 대신 부부는 주말이면 2년 전에 가족 구성원이 된 보더콜리 ‘쿠크’와 통통이를 데리고 이곳저곳을 다닌다. 여름엔 개도 이용할 수 있는 계곡이나 수영장이 있는 애견 카페를 찾는다. 겨울엔 공원 산책을 즐긴다. 보통 집 주변에서 하루 세 번, 10~30분씩 걷지만, 겨울에는 산책량이 훌쩍 늘어난다.
“웰시코기의 털은 단단하고 촘촘한 이중모라서 추위에 강한 편이에요. 그래선지 눈이 내리면 통통이는 신이 나서 동네 곳곳에 발자국을 남기러 자주 나가요.”
산책은 반려견과 걸으며 교감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반려견은 자연의 냄새를 느끼며 여러 생물을 마주한다. 산책할 때는 적당한 길이의 목줄을 사용한다. 목줄은 강아지의 보폭과 다리 길이를 고려해 잡아야 하며, 길이는 1~2m가 적당하다. 산책 가방에는 통통이가 좋아하는 장난감과 간식, 물통 등을 챙긴다.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해 산책은 꾸준히 하지만, 통통이의 체중이 늘고 나이가 들어가며 그 시간은 전보다 줄었다.
산책을 마치고 한껏 입꼬리가 올라간 통통이.
“체중 관리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거나 활동량을 조금씩 늘리고 있어요. 아침저녁으로 화식을 400g씩 챙겨줘요. 화식은 기존 사료 대신 신선한 재료를 조리해 만든 음식이에요. 이 외에도 건강을 위해 유산균이나 관절 영양제를 급여하고 있어요.”
웰시코기를 키우며 주의해야 할 주요 문제가 ‘비만’이다. 에너지가 많고, 짧은 다리에 허리가 긴 웰시코기가 과체중이 되면 관절이나 척추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그렇다고 살이 쪘다며 먹던 양을 임의로 줄이기보다는 저칼로리 사료나 다이어트용 영양제를 급여하는 게 좋다. 산책·수영·마사지는 체중 감량에 좋은 운동으로 꼽힌다. 노령견에 들어선만큼, 부부의 관심사는 통통이의 건강이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세계와 선물해주고 싶은 것들이 무수히 많기에, 건강하게 오래도록 곁에 머물기를 바란다.
“통통이의 체력이 허락한다면 언젠가 웰시코기들이 모이는 헌팅턴 비치에 데려가거나 유럽의 국립공원에서 마음껏 뛰놀게 해주고 싶어요. 통통이가 금방 집에 가고 싶어하는 성격이라 카페에서 커피 한잔 여유롭게 마시기 힘든 현실이지만요. 그래도 저희에겐 통통이가 즐겁게 살아가는 게 가장 행복한 일이니 괜찮아요.”
글 김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