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이 쌓을 수 있는 트렁크로 여행의 역사를 새로 써온 루이비통이 서울 한복판에 또 한번 혁신을 선보인다.
서울 중구 신세계 백화점 본점 더 리저브에 자리잡은 세계 최대 매장 ‘루이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을 통해서다. 루이비통은 지난 달 29일 제품과 문화 활동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열었다. 상하이와 방콕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문을 열었고, 더 리저브 6개 층에 걸쳐 운영된다. 모든 층을 통째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에르메스, 까르띠에, 크롬하츠 등 다른 브랜드들과 공간을 분리해 매장으로 운영하고, 4층부터 6층까지 전시 공간과
쿨사이다릴게임 기프트&홈·카페·초콜릿 숍, 레스토랑으로 방문객과 만난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리저브에 자리한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 전경. /루이 비통
오션릴게임 마크 제이콥스, 버질 아블로, 박서보, 쿠사마 야요이 등 다섯 명의 아티스트와 협업한 백이 회전하며 가방의 패턴과 동일한 영상이 상영되는 '협업' 룸. /루이 비통
여행의 부름에 응답한 루이비통
4층부터 6층까지 세 개 층에 걸쳐 전개되는 시노그라피(scenography·
릴게임몰메가 공간을 하나의 예술적 경험으로 만드는 디자인)는 일본 후쿠오카 출신의 건축가 시게마츠 쇼헤이와 그가 핵심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네덜란드 기반의 건축 그룹 OMA(Shohei Shigematsu-OMA)가 담당했다. 쇼헤이는 지난 7월 막을 내린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서울 전시의 공간 연출을 책임지는 등 럭셔리 브랜드가 사랑하는 건축가로
사이다쿨접속방법 유명하다.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 전경. /루이 비통
5층에서 4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가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모노그램 한지로 구성된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거대한 트렁크 기둥. /루이 비통
그 역사의 경험은 1층 매장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루이비통의 가방 모델 부아뜨 샤포(Bo?te Chapeau)로 둘러 싸인 터널형의 통로가 방문객을 반긴다. 17~19세기 유럽에서 모자는 귀족들에게 중요한 사치품이었다. 모자가 크거나 화려할수록 부와 신분을 상징한 상징한만큼, 구겨지거나 훼손되지 않게 지니는 것이 중요했다. 19세기 기차나 마차를 통한 여행이 가능해지면서 '햇박스'와 같은 고급 케이스가 만들어졌고, 이 역시 루이비통의 주된 제품군 중 하나였다. 공간의 첫 인상에서부터 하우스의 헤리티지와 유산을 경험할 수 있다.
하우스의 역사적 순간들과 진화를 여섯 개의 장(chapter)을 통해 탐구하는 '기원' 룸. /루이 비통
로봇 루이즈와 장인의 조화
유연한 가죽, 폴리싱한 황동, 코팅 캔버스가 각각 주인공이 되어 초창기 트렁크를 떠올리게 하는 패턴과 나무 몰드가 함께 전시되는 '공방' 룸. /강은영
5층부터 시작되는 전시 공간에서는 루이비통의 연대기가 펼쳐진다. 브랜드의 기원부터 워치, 피크닉, 맞춤 제작, 공방, 테스트, 아이콘, 모노그램, 음악, 협업, 패션 총 11개의 테마로 조성된 전시는 4층으로 이어진다.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룸은 ‘기원(Origin)’. 창립자 루이비통이 최초로 선보인 플랫형 트렁크와 마차와 기차, 배, 항공 등 이동 수단에 맞춰 제작한 맞춤형 워드로브(Custom wardrobes), 베니티 케이스(Vanity cases), 1896년 탄생한 모노그램 캔버스의 변화 과정 등을 보여준다.?
2013년 개발된 로봇 루이즈가 가방과 트렁크의 내구성을 실험하는 '테스팅' 룸. /강은영
둔탁한 망치질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아니에르 공방의 금속 장식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공방(Workshop) 룸이 나온다. 프레임부터 엣지 스트리핑, 금속 피팅, 접착 작업을 하던 1903년 경 아니에르 공방의 사진 자료와 장인의 도구를 오브제화한 이곳에서는 실제 20년 경력의 크래프트맨이 상주해 제품 제작 시연을 선보인다. 매장에서 구입한 제품이나 기존에 보유한 롤링 러기지 제품에 한해 퍼스널라이징 페인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어지는 테스팅룸에서는 공방과 사뭇 다른 모습이 연출된다. 루이즈(Louise)라는 이름의 로봇이 손잡이를 반복해 들어올리고 가죽을 문지르는 등 지퍼부터 가방, 트렁크의 내구성을 시험한다. 2013년 개발한 루이즈는 몇 시간동안 5000회에서 3만6000회까지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묵직하게 울리는 망치질 소리와 로봇의 기계음이 공존하며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음악 공간. /루이 비통
패킹을 전문으로 한?메종답게 루이비통은 맞춤형 악기 케이스를 제작하기도 했다.?1895년 프랑스의 바이올리니스트 피에르 세키아리가 자신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위해 주문한 케이스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서 시작된 루이비통과 음악의 이야기는 음악 룸에서 이어진다. 전세계 최초로 조성된 이 공간에서는 DJ 박스와 레코드 케이스, MP3 형태의 월렛, 스피커 트렁크 등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루이비통의 음악 세계와 만날 수 있다.?
루이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은 입으로 만끽하는 미식 여정도 선사한다. 2025년 세계 최고의 페이스트리 셰프로 선정된 막심 프레데릭(Maxime Fr?d?ric)이 디렉팅하는 카페와?초콜렛 숍, 뉴욕의 미쉐린 투 스타 레스토랑 '아토믹스(Atomix)'의 박정현 셰프가 이끄는 레스토랑 '제이피 앳 루이비통(JP at Louis Vuitton)'에서 루이비통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