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 대기자
“AI 시대의 진짜 화폐는 에너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근 한 인도 기업인 유튜버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I와 로봇이 인간의 거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준으로 발전하면 기존의 ‘돈’ 개념은 희미해지고, 결국 에너지가 통화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물리적 제약을 받는 에너지 생산은 그 무엇보다 희소하며, 그 자체가 가치의 본질이라는 설명이다.
머스크의 이 발언은 단순한 미래 전망이 아니라 현재 AI산업의 가장 큰 경쟁 포인트가 어디에 있는지를
검증완료릴게임 짚어낸 예리한 분석이다. 바로 ‘전성비’(전력효율, 와트당 성능), 전력 대비 성능(Power Efficiency) 경쟁이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과 일맥상통한다.
초거대 AI의 붐은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추론하기 위해 필요한 연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이를 감당할 전력 공급에는 물리적 한
릴게임골드몽 계와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세계 곳곳의 데이터센터 전력망의 ‘병목’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미국의 전력 증설 프로젝트가 수년 단위로 지연되면서 기업들은 더 많은 칩을 확보하는 것이 공급과 비용 측면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에 따라 칩이 소비하는 전력을 줄이는 것, 즉 전성비 개선에 생존을
야마토게임장 걸 수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에너지가 화폐”라는 머스크의 말은 AI 시대에 전력을 얼마나 아껴가며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느냐가 기업의 미래 가치를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음을 적확하게 표현한 말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2일(현지시간) 공
야마토게임 개한 자체 인공지능(AI)칩 ‘트레이니엄3’. 아마존웹서비스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아마존웹서비스(AWS)다. AWS는 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연례행사 ‘re:Invent 2025’에서 차세대 AI 칩 ‘트레이니
릴게임5만 엄3’(Trainium3·사진)를 공개하며 전성비 경쟁에 본격 참여했다.
AWS 맷 가먼 CEO는 트레이니엄3가 전작 대비 컴퓨팅 성능은 4배 이상 끌어올리면서, 에너지 소비는 40% 줄인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부담이자 AI 인프라 확장의 발목을 잡아온 전력 소비를 정면으로 겨냥한 셈이다.
AWS는 이 칩을 활용할 경우 엔비디아 GPU 대비 AI 훈련·운영 비용을 최대 50%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맷 가먼 CEO는 “트레이니엄3는 대규모 AI 훈련과 추론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비용 효율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AWS는 향후 3배 이상의 성능을 목표로 하는 ‘트레이니엄4’ 개발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대목은 후속작에 엔비디아의 NV링크(NVLink) 호환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엔비디아 생태계에 맞춰 고객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AWS 칩으로 ‘갈아타기’를 수월하게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초강력 지위를 흔들 ‘우회 전략’이자 ‘잠식 전략’을 동시에 노린 것이다.
구글도 AI칩 전성비 전쟁에 포문을 열었다. 최근 구글은 최신 TPU ‘아이언우드’(Ironwood)를 발표하며 전력 효율을 대폭 개선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아이언우드를 메타에 대량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와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는 모습이다. 아이언우드를 채택한 LLM ‘제미나이 3.0’의 성능이 엔비디아 GPU 기반의 챗GPT에 앞선다는 업계 평가가 나오면서 구글의 전성비 높은 칩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AWS와 구글의 도전에 기존 강자 오픈AI와 엔비디아가 긴장하고 있다. 제미나이3.0의 성능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가 나오자 오픈AI 샘 올트먼 CEO는 ‘코드 레드’(Code Red, 적색경보)를 내리고 회사의 역량을 챗GPT 성능 개선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AI 모델의 훈련 속도와 비용을 동시에 잡아야만 챗GPT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절박감을 드러낸 것이다.
엔비디아도 마찬가지다. 현재 글로벌 AI 칩 시장의 80~90%를 장악하고 있지만 전성비에서 밀리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엔비디아는 경쟁사의 공세에 신경 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 기술은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고 강조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AI 업계는 아마존과 구글의 ‘전성비 칩’ 공세가 엔비디아의 장기 독점 구조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머스크는 이러한 흐름이 결국 “에너지가 곧 통화가 되는 시대”를 재촉한다고 보았다. AI와 로봇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경제는 디플레이션을 경험할 것이고, 물리적 제약을 받는 에너지가 가치의 근원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논리다.
인도 기업인 니킬 카마스와 인터뷰 중인 일론 머스크. 니킬 카마스(Nikhil Kamath) 유튜브 채널 캡처. 연합뉴스
머스크의 시각은 전성비 경쟁을 둘러싼 빅테크의 행보를 이해하는 데 시사점을 준다. 머스크는 “AI와 로봇이 대량 확산되는 것이 미국의 부채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는 말도 했다. 효율적 에너지 활용이 경제구조까지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주장이다.
AI 모델이 더 빠르고 더 저렴하게 훈련될수록 산업 전반의 생산성은 뛸 수밖에 없다. 그 열쇠는 바로 전력 효율성이다.
아마존·구글·엔비디아의 ‘전성비 전쟁’은 단순한 칩 경쟁을 넘어, AI 시대의 경제구조와 전력 인프라, 나아가 인류의 기술 패러다임을 재편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머스크가 말한 “에너지가 화폐”라는 화두는 이러한 변화의 본질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