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진 기자]
▲ 식민지의 기억이 다시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냈다 파리에서 울린 가자의 이름 29일 오후, 파리 도심에서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 정수진
29일 오후(현지 시간) 파리 동부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거리 저
바다신2게임 편에서 반복적인 함성이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Gaza, Gaza, Paris est avec toi(가자, 가자, 파리는 너와 함께다)"라는 구호였다. 소리는 점점 커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대규모 행렬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날 파리에서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는 대규모 마니페스타시옹(manifestation)이 진행되고 있
야마토무료게임 었다.
마니페스타시옹은 프랑스 사회에서 단순한 '집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시민들이 공적 공간에 나와 정치·사회적 사안에 대해 집단적으로 의사를 표명하는 전통적인 시민 참여 방식이다. 파리에서는 이러한 마니페스타시옹이 주말마다 반복되는 장면으로 정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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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 지구 시위 참가자?2025년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자 지구 시위 참가자
모바일야마토ⓒ 정수진
휴전 이후에도 끝나지 않은 전쟁, 그리고 프랑스 시민사회의 시선
행진은 공화국 광장에서 시작되어 나시옹 광장까지 이어졌다. 이날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약 5만 명, 파리 경찰청 추산
바다이야기모바일 8,4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Lib?ration)과 AFP에서 밝혔다.
프랑스-팔레스타인 연대협회(AFPS), 국제앰네스티(Amnesty), 시마드(Cimade), 아탁(Attac) 등 약 80개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그리고 프랑스 좌파 정당들이 공동참여한 시위는 거리 곳곳에는 "Stop g?nocide(집단학살을 멈추라)", "Palestine, on ne nous fera pas taire(팔레스타인, 우리는 침묵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들이 이어졌고, 성별, 나이, 국적 과 직업의 다양성으로 참여하였다.
휴전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부로 철수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가자지구 절반 이상을 식민지화한 상황이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 장기적인 전쟁은 공식적인 휴전 이후에도 지속적인 긴장상태를 유지하며, 불안한 상황이다.
▲ 프랑스오흘레앙의 거주자 안느씨와 인터뷰?2025년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자 지구 시위 참가자 프랑스 오흘레앙의 안느씨와 인터뷰
ⓒ 정수진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식민지화의 문제이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는 파리 시민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에서 올라온 참가자들도 다수 확인되었다. 프랑스 중부 도시 오를레앙에 거주하는 시민 안느(Anne)는 기자와의 현장 인터뷰에서 이번 집회에 참여한 이유와 팔레스타인 사태를 바라보는 자신의 인식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아래는 안느(Anne)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 현재 팔레스타인 상황을 어떤 문제로 보고 계신가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정확히 말해서 식민지화라고 생각해요. 한 나라가 이렇게까지 파괴되고 사라질 위기에 놓이는 건 식민지의 문제와 다르지 않아요."
- 왜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시위와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프랑스에서는 우리가 식민지화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나의 조국(프랑스)은 식민지화를 해 온 나라니까요. 그것이 우리가 이렇게 나서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아요. 과거에 프랑스는 정말 많은 나라를 식민지화 했었습니다. 베트남, 모로코 그리고 알제리도 식민지였죠. 우리는 그 식민지화에 대한 속죄로 인해 더 많은 식민지를 구해야합니다. 분명한 건, 어떤 나라가 이 지경까지 죽임을 당하고, 지도에서 사라지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는 점이에요."
- 한국에서도 가자지구를 위한 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쪽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하기가 어렵지요. 하지만 한국도 일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다른 나라들 보다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픔을 알기에 더욱 관심을 가져줄 거라고 생각해요."
안느(Anne)의 발언은 이날 거리에서 반복적으로 들리던 구호와 정확히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팔레스타인 사태를 단순한 군사 충돌이나 지역 분쟁이 아니라, 식민지화와 지배, 그리고 그 역사적 책임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자 지구 시위 참가자들?2025년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자 지구 시위 참가자등이 피켓을 들고전진한다.
ⓒ 정수진
유럽은 거리로 나오고, 한국은 뉴스를 넘긴다
시위에는 가족 단위의 시민들까지 다양한 계층이 함께 서 있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이들에게 중동의 먼 전쟁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책임져야 할 인권과 국제법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었다. 이들에게 있어서 이 전쟁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은 시위를 통해 구호 속에 자신들의 식민지 시절의 사죄를 담고 있던 것이다.
프랑스 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이날 거리에서 울려 퍼진 그들의 구호는 과거의 식민 폭력에 대한 책임을 현재의 연대로 사죄하려는 마음으로 읽혔다. 한국인으로 태어난 기자는 식민지화를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으나, 식민지의 가해자가 되었던 역사에 대해 미안함을 표현하는 이들의 언어 속에서 묘한 위로를 받는 감각을 느끼게 되었다.
반면 한국 사회에서 가자지구 사태는 일부 외신 보도와 국제 뉴스 코너를 제외하면, 여전히 일상적 관심의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먼 나라의 이야기지만 어찌보면 우리의 과거의 모습을 닮아있다. 이날 기자가 직접 목격한 시위는 단발적 분노의 분출이 아닌, 프랑스 사회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해 온 시민운동의 감각과 식민지 역사에 대한 속죄가 현재의 팔레스타인 보호와 가자지구의 자유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시대의 역사였다.
▲ 2025년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자 지구 시위 참가자들?2025년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자 지구 시위 참가자 들이 구호를 외치며 전진한다.
ⓒ 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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