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9-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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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코트 |
해당사항없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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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부터 인도네시아, 네팔까지 아시아 곳곳에서 분노한 청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위의 불씨는 달랐지만 ‘공정한 사회’를 외치는 구호는 닮았다. 뿌리 깊은 부패와 불평등, 이로 인한 경제난과 청년들의 기회 박탈이 분노의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네팔서 최소 51명 사망
네팔에서는 지난 8일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12일까지 최소 51명이 숨지고 1,400명 이상이 다쳤다. 네팔 도시개발부는 국회의사당과 대법원 청사 등이 불에 타, 국가 기반 시 우리은행 인터넷뱅킹 공인인증서 설 피해액이 14억 달러(약 1조9,4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도화선은 정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차단이었다. 그러나 불만의 뿌리는 더 깊었다. 기성 정치인들의 부패, 고위층의 호화 생활과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청년층의 좌절이 시위로 터져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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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시위대가 탈취한 경찰 차량에 올라 항의하고 있다. 카트만두=AFP 연합뉴스
세계은행에 따르면 네팔 실업률은 20.8%로 남아시아 국가 평균(15.7%)을 웃돈다. 국제투명성기구 조사에서 180국 가운데 107위를 기록하며 ‘ 새희망네트워크신용등급조회 아시아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로도 꼽혔다. 지난해 포카라 국제공항 건설 과정에서 7,100만 달러(약 985억 원) 횡령 사건이 터졌지만 처벌받은 이는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고위 정·관계 인사들의 자녀인 '네포키즈(nepokids)'들의 사치스러운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불길은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네포키즈는 특혜 생애첫내집마련대출 를 특하는 영어 '네포티즘'과 자녀를 의미하는 '키즈'의 합성어다.
네팔판 '금수저'인 이들이 루이뷔통, 까르띠에 등 수만 달러어치의 명품 상자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거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모습, 유명 외제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사진과 영상이 굶주린 서민들의 모습과 대조되면서 누적된 분노가 폭발했다는 의미다. 라킵 하미드 나익 재형저축 고정금리 조직증오연구센터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엘리트 특권 계층과 고단한 일상 사이의 대조가 Z세대의 분노를 자극했고, 시위를 이끈 핵심 서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대규모 시위로 최소 10명이 사망한 인도네시아에서도 분노의 표적은 ‘특권층’이었다. 국회의원에게 지급된 월 5,000만 루피아(약 430만 원)의 주택 수당이 발단이 됐다. 자카르타 최저임금(월 539만 루피아)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장갑차에 치여 숨진 사건까지 겹치며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1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에서 시위대가 의회 해산을 요구하며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반둥=AFP 연합뉴스
배경에는 누적된 경제 불안이 있다. 2022년 2만5,000명 대였던 해고자 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4만2,000명을 넘어섰다. 청년 실업률은 16%를 넘고 물가상승과 정부 긴축 기조까지 겹치며 생활은 팍팍해졌다.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이 정치권은 특혜를 유지하는 모순적 재정 정책에 분노가 커졌다.
”불의를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지난해 8월에는 방글라데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20년간 권좌를 지킨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축출됐다. 공무원 채용 인원의 30%를 1971년 독립전쟁 유공자 자녀에게 할당하는 정책이 불씨였다. 표면적으로는 국가유공자 예우였지만, 사실상 친정부 인사 자녀에게 돌아가는 특혜였다.
청년 실업률이 40%에 달하는 현실에서 불공정은 곧 분노의 불씨였다. 당시 CNN방송은 “매년 대학 졸업자 50~60만 명이 1,000개가 채 되지 않는 공무원 일자리를 놓고 경쟁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하시나 정부는 무너졌고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경제학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박사를 중심으로 임시정부가 들어섰다.
지난해 8월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시위대가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사임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다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2022년에도 스리랑카에서 오랜 빈곤과 물가상승이 누적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의 Z세대가 구세대에 분노하고 있다”며 “불평등과 불의를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2010년대 북아프리카·서아시아 발생한 ‘아랍의 봄’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SNS가 반독재 시위를 이끌었던 것처럼, 아시아에서도 청년들이 거리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는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지만, 운율은 반복된다”는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을 언급하며 일련의 시위를 ‘아시아의 봄’이라고 지칭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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