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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참가신청

 
작성일 : 25-10-1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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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모두 남성 조원이 발표하도록 권했고, 노동조합에서 교섭 자리에 나설 때도 남성 조합원이 교섭을, 여성 조합원이 속기나 자료 준비를 자주 담당했다. 상대가 남성의 주장을 더 주의 깊게 듣는다는 걸 알기에 채택한 ‘전략’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훨씬 조리 있게 말하는 여성이 발언 내내 경청보다 품평의 대상이 되다가 끝내 말꼬리를 잡혀 발무료릴게임
표 자체가 엉망이 되는 일이 흔했다. 특히 나이 든 사업주들과 갑론을박하는 자리라면 화술과 설득력보다 성별이 관건일 때가 있었다. 화자가 남성일 때 훨씬 ‘안전’하다는 경험이 쌓이고 쌓여 여성들은 덜 말하고, 더 듣게 됐다. 실제로 여성의 주장이 모든 분야에서 덜 받아들여진다는 연구는 많다. 흔하고 중대한 예시로 의료 분야가 있는데, 여최적포트폴리오
성 환자에 대한 의료진의 불신이 불충분한 치료와 오진, 사망 확률을 높인다. 사소하게는 통증을 호소한 환자가 남성일 경우 진통제를 받지만 여성은 항우울제를 처방받는 빈도가 훨씬 높다. 남성 환자의 통증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때 여성 환자의 통증은 신경증적 착각이라는 혐의를 받는 것이다. 삶의 여러 상황에서 경청되지 못하는 경험을 반복해 겪은 사람은 스스로 의인터넷신천지
견을 얼버무리거나, 상대가 원할 것 같은 반응을 꾸미거나, 아예 침묵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철학자 크리스티 도슨은 이 현상을 ‘진술 억압’이라 명명했다. 전문성과 실제 지식과 무관하게 남성에게 더 많은 발언권과 신용이 주어진 결과 ‘맨스플레인’ 현상이 전 지구적으로 나타나고, 반대로 여성에게는 진술 억압이라는 시련이 관찰되는 것이다. “옆집에 가서 복도에주식스마트폰무료
내놓은 자전거 좀 치우라고 말해 줘.” 친구는 이 말을 남편에게 했다. 듣고 있던 나는 왜 네가 직접 말하지 않냐고 묻지도 않았다. ‘남편이 말했을 때 바로 치워줄 확률이 높겠지.’ 이건 동시대 많은 여성의 경험적 지식이다. 실제로 여성들은 살다 보면 “집에 남자분 안 계세요?” 같은 말을 듣는다. 마치 어린이에게 “집에 어른 안 계시니?” 하는 것처럼. “애 아빠가 화가 많이 났어요” 라는 유명한 문구도 어머니가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남자의 권위를 빌린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전략’이 진술 억압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남자의 말이 더 존중받는 건 청자 개개인의 선택과 가치관이라기보다 동시대 문화의 결괏값이다. ‘지식 보유자’의 권위를 지닌 쪽이 남성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기에 이를 바탕으로 남성은 그 권위를 행사하고, 구성원들은 그 특권을 널리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불평등한 고정관념 때문에 남성은 언제나 의견을 가져도 괜찮고 여성은 의사 표현을 삼가는 각본이 영원히 재생산된다면 여성은 스스로 자신을 대변할 수 없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 unsplash 강연장으로 되돌아가면 여성 작가들이 중요하고 논쟁적인 이야기를 할 때 동료 남성의 입을 빌린다는 선택지는 꼭 질문자의 주변이 아니라도 지구상 어디서나 유혹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내 대답은 “불가능하다” 였다. 물리적으로 타인을 빈틈없이 대변해 줄 타인이 존재할 수 없기도 하고, 남성이 여성을 대변할 수도 없다. 남성 특권은 여성 억압과 한 쌍으로 존재한다. 남성 발화자가 누리는 상대적 힘은 진술 억압을 겪는 다른 집단이 있기에 성립하는 것이다. 하물며 이게 여성을 위한 전략일 수는 더더욱 없다. 이미 무엇이든 말해도 좋은 이들의 영토를 더 넓히고, 여성 발화자를 숨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말의 권위가 불평등하게 인정되는 환경에서 필요한 건 특권을 의심하고 불신받는 이들의 말을 더 듣는 훈련이다. 왜 훈련이냐면 정말로 연습이 필요한 일이라서 그렇다. 내 말을 들어줄 것 같지 않다는 이유로 침묵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기도 어렵다. 나라면 하지 않을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서로 점점 ‘굳이’ 말하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내 의견을 가치 있는 얘깃거리로 만드는 습관이 안 붙으니 말할 기회가 주어져도 “제 경험이 어디 가서 발표할 정도는 아니에요” “제가 대표로 말할 만큼 알지는 못해요” 라고 말한다. 사사롭고 때로 어리석기까지 한 이야기를 공석에서 얼마든지 하는 남성과는 대조적이다. 사실 초청 강연을 받았을 때 나 역시 의심했다. 내가 외국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을 정도로 대단한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즉시 생각을 고쳐 수락했다. 기회가 있을 때 말해야 한다는 것이 페미니즘 운동에서 너무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알아서다. 그리하여 하게 된 이 강연은 질의응답을 포함해 여러모로 뜻깊었다. 전략에 대한 대답 역시 문화 차이를 염려한 게 무색할 만큼 공감과 호응을 얻었다. 그 자리의 발언자가 나였기에 오갈 수 있었던 이야기들의 가치를 믿는다. 이 역시 훈련이다. 「 이두루 페미니스트 출판사 봄알람 대표.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와 〈김지은입니다〉 〈흠결 없는 파편들의 사회〉 등을 펴냈다. 현실을 다룬 텍스트와 논의가 여성의 삶에 즉각적으로 개입하는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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