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나무. 불회사비자림은 301,457㎡ 면적에 3천 그루의 비자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평야지대를 달리다가 나주시 다도면에 들어서자 200-300m 높이의 산들이 첩첩하다. 높지 않은 산봉우리에 둘러싸여 나주호가 자리했다. 주변의 좁은 농경지와 소박한 마을들이 정겹다. 불회사 골짜기로 들어서자 불회사 일주문이 맞이한다.
일주문에는 불교가 맨 먼저 들어 온 곳이라는 뜻의 ‘초전성지덕룡산불회사’(初傳聖地德龍山佛會寺)’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불회사 연혁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불교를 전파했다고 전해지는 인도스님 마라
골드몽 난타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라난타가 지금의 법성포에 첫 발을 디딘 후 영광에 사찰을 짓고, 그 후 나주에 와서 법회를 열었다. 마라난타가 영광에 지은 사찰이 불갑사이고, 법회를 연 장소가 불회사다.
불회사 일주문을 지나 만나는 주차장에서 ‘불회사 호랑비숲길’이 시작된다. 호랑비숲길은 불회사를 가운데 두고 산허리를 한 바퀴 돌아서 제자리로
바다이야기게임2 돌아오는 원점회귀형 코스다. 2.6㎞에 이르는 ‘불회사 호랑비숲길’은 지난 11월2일 개통식을 가졌다.
조선시대 호랑이가 불회사 비자나무숲에 찾아왔다는 전설에 따라 ‘호랑비숲길’이라 했다.
호랑비숲길로 들어서자 편백나무숲이 울창하다. 짧은 편백나무숲을 지나자 아름드리 비자나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짙푸른 잎을 달고 있는
야마토게임예시 비자나무는 울창한 숲을 이뤘다. 숲속에서 새소리가 청량하게 들려오고 길 위에는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호랑비숲길은 산허리를 따라 완만하게 돌아간다. 숲속의 부드러운 흙길이라 누구나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호랑비숲길에서 만나는 원진국사부도. 1.75
바다이야기모바일 m 높이의 부도는 기단과 몸돌, 지붕돌로 이뤄져 있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덕룡산 정상(376m)으로 오르는 등산로 갈림길을 지나자 원진국사부도가 나온다. 1.75m 높이의 부도는 기단과 몸돌, 지붕돌로 이뤄져 있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몸돌에 원진국사통조지탑(圓眞國師通照之塔)이라는 당호가 새겨져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있다. 이 부도는 1317년(고려 충숙왕 4)에 건립됐다. 원진국사는 백제시대 창건된 불회사를 삼창(三創)하여 중흥시킨 고려시대 스님이다.
원진국사부도를 지나니 잎을 떨군 활엽수 사이로 불회사가 바라보인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불회사는 고요하고 한적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부처의 경지에 다름 아닐 것이다. 호랑비숲길은 불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덕룡산 산허리를 돌아서간다.
그동안 불회사 앞쪽 산길을 걸었다면 이제는 사찰 뒤편 산허리를 따라 걷게 된다.
불회사 앞산자락에도 비자나무가 많지만 뒤쪽 산비탈에는 훨씬 많은 비자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뤘다.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된 불회사비자림은 301,457㎡ 면적에 3천 그루의 비자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수령 300-400년 된 비자나무는 높이가 14m에 달한다. 아름드리 비자나무에는 관리를 위해 나무마다 번호표가 달려있다.
비자나무 아래에서는 녹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비자나무 아래에서는 녹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불회사비자나무숲과 차나무숲은 산림청으로부터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녹차는 비자나무 아래서 이슬을 머금고 자란 찻잎으로 만들어져 비로차(榧露茶)라 불린다. 우리나라에 처음 불교를 전한 마라난타스님께서 이곳 덕룡산에 와서 불회사를 창건하고 차나무를 함께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자나무숲에서 자라는 불회사 차밭면적은 3㏊에 달한다.
숲길을 걷다가 전망이 트일 때면 덕룡산 동쪽 산줄기가 바라보인다. 산은 아래쪽과 위쪽이 확연하게 색상의 대비를 이룬다. 아래쪽은 비자나무숲이 자리해 진한 녹색을 띠고 있지만 위쪽은 잎을 떨군 활엽수림이 분포해 무채색이다.
호랑비숲길은 중간에 불회사로 곧바로 내려가는 길도 있고, 불회사 아래 데크산책로 중간지점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다. 호랑비숲길은 출발지점인 불회사주차장까지 이어진다. 산허리를 구불구불 돌고 돌아가는 호랑비숲길이 고즈넉하다. 조용한 숲길을 걸으며 나무와 하나 되고, 새들의 노랫소리에 율동을 맞춘다. 불회사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도 자연의 소리에 다름 아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을 내려오니 출발했던 불회사주차장이다. 호랑비숲길 2.6㎞는 불회사주차장에서 끝나지만, 주차장에서 500m 거리에 있는 불회사를 다녀오기로 한다. 데크산책로를 따라 불회사로 가는 길은 부처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수량 적은 개울 건너에는 불회사로 가는 1차선 도로가 있다. 개울가 나무 밑에는 꽃무릇이 푸릇푸릇 생명력을 과시한다.
불회사 입구에 도착하니 ‘덕룡산 불회사’ 편액이 붙은 진여문이 맞이한다. 진여문과 맞붙어있는 천왕문을 통과하자 대양루가 자리하고 있다. 대양루는 아래쪽에서 볼 때는 2층 누각을 이루고 있으나 위쪽 절마당에서 바라보면 단층이다. 대양루 상층은 천수전으로 나무 통판에다 조각을 한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봉안돼 있다.
불회사 대웅전(보물 제1310호)은 1799년(정조 23) 중건된 정면 3칸 측면 3칸의 조선후기의 화려한 다포식 팔작지붕집이다. 대웅전 안에는 건칠비로자나불(보물 제1545호)과 관음보살, 대세지보살이 함께 봉안돼 있다.
대양루 아래 누문을 통과해 돌계단을 올라서니 절마당 뒤로 대웅전을 비롯한 극락전, 응향각, 나한전, 명부전 등 불회사의 중심전각들이 높은 돌축대 위쪽에 고즈넉하게 앉아 있다.
절 마당에 서 있으면 부드러운 능선과 울창한 숲을 이룬 덕룡산이 사찰을 감싸고 있어 포근하게 느껴진다.
절 마당에 서 있으니 부드러운 능선과 울창한 숲을 이룬 덕룡산이 사찰을 감싸고 있어 포근하게 느껴진다. 덕룡산에 감싸인 불회사는 10여 채에 이르는 전각들이 마당을 가운데 두고 ‘ㅁ’자형을 이뤄 커다란 연못에 핀 연꽃 같아 보인다.
불회사에서 가장 오래된 대웅전(보물 제1310호)은 1799년(정조 23) 중건된 정면 3칸 측면 3칸의 조선후기의 화려한 다포식 팔작지붕집이다. 대웅전 안에는 건칠비로자나불(보물 제1545호)과 관음보살, 대세지보살이 함께 봉안돼 있다.
대웅전 뒤편 산기슭에는 수령 300-400년을 넘긴 동백나무숲이 철갑을 두른 것처럼 빽빽하게 차 있다.
대웅전 뒤편 산기슭에는 수령 300-400년을 넘긴 동백나무숲이 철갑을 두른 것처럼 빽빽하게 차 있다.
불회사 동백나무는 3월에서 4월 사이에 빨갛게 꽃을 피운다. 동백나무숲 뒤로는 비자나무숲이 있고, 비자나무숲 뒤로는 활엽수림이 능선까지 분포한다.
불회사 가는 길. 아름드리 숲으로 둘러싸인 흙길은 고즈넉하고 걷기에도 그지없이 좋다.
불회사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숲으로 둘러싸인 흙길은 걷기에 그지없이 좋다.
고즈넉한 길을 걷다가 주차장이 보일 즈음 석장승을 만난다. 길 양쪽에서 마주보고 서있는 불회사 석장승은 남장승과 여장승이다. 남장승은 선이 깊고 뚜렷하며 수염이 표시됐고 머리 위에 상투를 올린 모습이다. 여장승은 남장승에 비해 표정이 온화하고 얕은 선으로 표현됐다. 무섭게 보이기도 하고, 천진스럽게도 보이기도 하는 장승부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얼굴로 등장한다.
불회사 석장승. 무섭게 보이기도 하고, 천진스럽게도 보이기도 하는 장승부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얼굴로 등장한다.
※여행쪽지▲‘불회사 호랑비숲길’은 불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산기슭에서 자생하는 수령 300-400년 된 비자나무숲을 따라 걷는 길이다. 호랑비숲길을 걷고 나서 불회사를 다녀온다면 알찬 여정이 된다.※코스 : 불회사주차장→호랑비숲길(불회사 앞쪽숲길)→원진국사부도→호랑비숲길(불회사 뒤쪽숲길)→불회사주차장→데크산책로→불회사→불회사주차장(원점회귀)※거리, 소요시간 : 호랑비숲길 2.6㎞(1시간), 호랑비숲길+불회사 3.6㎞(1시간 30분)
<장갑수·여행작가>